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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갈원여병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7-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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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의 초록 풀밭 용늪. 해발 1,280m의 고지에 이렇게 푸르른 초원이 있다니! 연중 대부분 구름에 덮이고 안개에 젖어 속살을 보여 주지 않는 용의 거처에 잠깐 맑은 풍경이 들었다. 저 여린 풀밭 아래에 4,500년의 지질 역사가 묻혀 있는 생태계의 보물이다. 강원도 인제와 양구에 걸쳐 있는 대암산(1,312m)은 웅장한 산세와 시야 가득히 펼쳐지는 조망, 그리고 희귀한 고원습지의 가치를 감안할 때 '국립공원급'의 자원과 매력을 가진 곳이다. 그러나 휴전선에 인접해 출입이 금지되어 산객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었다. 그러다가 용늪의 생태적 가치와 멋진 풍경이 알려지면서 2015년부터 5월에서 10월까지 하루 250명만 예약과 가이드 인솔을 조건으로 출입이 가능해졌다. 커다란 바위산, 또는 바위전망대라는 뜻을 가진 대암산 정상에 서면 가까이 펀치볼과 설악산, 그리고 멀리 금강산까지 휴전선 일원의 남·북 산들이 첩첩하게 조망된다. 대암산의 보물은 정상 아래에 위치한 평편하고 축축한 습지, 용늪이다. '용이 하늘로 오르면서 쉬었다 간 늪'이라는 뜻이다. 초록 고원의 희귀한 토양에 희귀한 생물들이 가득한 보물 습지다. 1953년 휴전 이후 70여 년 동안 깊은 정적에 빠져 있다가 비밀의 늪을 살짝 공개한 대암산, 그곳으로 간다. 고원의 초록 풀밭 용늪. 해발 1,280m의 고지에 이렇게 푸르른 초원이 있다니! 연중 대부분 구름에 덮이고 안개에 젖어 속살을 보여 주지 않는 용의 거처에 잠깐 맑은 풍경이 들었다. 저 여린 풀밭 아래에 4,500년의 지질 역사가 묻혀 있는 생태계의 보물이다. 1. 서흥리(탐방안내소) ~ 용늪 ~ 대암산 ~ 서흥리 10km 바람에 일렁이는 용의 늪, 구름이 휩싸는 대암산 대암산 용늪의 등산로 시。은 양구(팔랑리 100명)와 인제(서흥리 120명, 가아리 30명)다.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서흥리 코스다. 이곳에 배치된 군인들이 우스갯소리로 "인제 가면 언제 오냐, 원통하다"고 했던 인제군 원통 인근의 서흥1리 용늪마을체험관이 집결장소다. 여기서 예약 여부를 확인받고, 이후 각자의 차량으로 산골짜기 도로를 7km 이동해서 서흥리 탐방안내소에 도착한다. 출입허가증을 받아 목에 걸고 주민안내원으로부터 주의사항을 듣는다. 엄중한 군사지역이고 소중한 보호지역이지만, 예외적으로 출입을 허용하는 것이니, 자연을 훼손하지 말고 대열을 벗어나지 말라는 것이 요지다. 목마와 숙녀. 주민안내원 심종기 해설사가 '목마'처럼 생긴 나무 앞에서 '숙녀' 이야기를 하고, 100명산에 도전 중인 허만득, 최관덕씨가 재미있게 듣는다. 계곡을 건너자 곧 울창한 숲이고, 짧은 오르막을 지나 넓은 임도를 걷는다. 약간의 경사가 있어 속도를 내기 어려운데, 훈련 교관처럼 앞으로 쭉쭉 나아가는 주민안내원을 쫓아가느라 숨이 거칠어지고 등이 땀에 젖는다. 25분쯤 걸려 도착한 임도의 끝에 '나무꾼도 쉬어 갔다'는 넓은 너래바위가 있어 5분 휴식이 주어진다. 바위 밑에는 물소리 우렁찬 폭포가, 위에는 출렁다리가 걸려 있다.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너니 좁은 등산로가 시작되고, 칙칙한 흙냄새와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난다. 깊은 숲에 들어온 것이다. 어두운 숲길에 하얀 함박꽃이 가로등처럼 빛을 밝히고, 숲 가장자리에 국수나무와 고광나무의 하얀 꽃이 드문드문하다. 봄꽃은 거의 지고 여름꽃은 아직이라, 이 시기에 나타난 준 야생화가 고맙다. 가파른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고, 곳곳에 멧돼지의 포크레인 자국이 많다. 온라인바다이야기릴게임 사람에겐 독초인 박새의 뿌리를 파헤친 흔적이 많으니, '사람과 멧돼지는 서로 다른 식량을 택함으로써 공존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 후 공부를 해보니, 멧돼지는 독성이 있는 박새의 뿌리를 먹어 체내의 기생충과 피부에 기생하는 해충들을 제거한다고 한다. 올라갈수록 길은 질퍽하고, 물길이 많아진다. 습지에 다가선다는 실감을 한다. 길가의 넓은 공터에서 20분간 。심시간이 주어지는데, 가져온 과일과 특식을 나누어주는 분들이 많다. 지구에서 대한민국에만 있는 '인심'이다. '산에서 생전 처음 본 타인에게 베푸는 선한 마음씨'다. 내 것만 가져온 나는 머쓱하다. 너래바위 폭포와 출렁다리. 등산로 입구에서 임도 끝까지 약 2km, 땀을 쏟고 나서 만나는 시원한 물줄기. 출렁다리를 지나면 곧 깊은 원시림이다. 。심식사 후, 평평한 길을 15분쯤 걸어 드디어 용늪 입구에 도착한다. 용늪 전담 해설사인 이원춘 선생이 "구름과 안개가 걷히고 있으니 여러분은 복도 많다"며 해설을 시작한다. 사람 출입이 잦아져 돼지풀이나 미국쑥부쟁이, 서양민들레 같은 외래종이 들어와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탐방로 입구에 설치된 신발털이개에 신발 바닥을 빡빡 문지르고 들어간다. 밑창에 붙어 있을지 모를 외래종 씨앗을 제거하는 것이다. 고산지대에서는 산 밑의 식물도 외래종이다. 곧 용늪 전경을 조망하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초록 잔디가 촘촘히 박힌 축구경기장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해발 1,280m의 고지대에 축구장 2개 크기의 평편한 늪이 있다는 것은 신기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탄층泥炭層(peat)이다. 이곳은 연중 안개일수가 170일이 넘어 항상 축축한 상태다. 1년 중 5개월 이상이 영하의 기온이고 봄·가을도 서늘해서 죽은 식물이 잘 분해되지 않는다. 즉 완전히 썩지 않은 식물이 진흙과 함께 퇴적되어 이탄층을 형성하게 되고, 이탄층은 스펀지처럼 많은 물을 머금어 항상 물이 고여 있는 늪지가 유지되는 것이다. 용늪의 이탄층은 매년 1mm가 쌓인다. 전체적으로 평균 1m, 가장 깊은 곳은 1.8m가 쌓여 있다. 그 역사는 4,500년에 이른다. 쉽게 말하면 매년 1개 층의 아파트가 새로 생기므로, 각 층에 담긴 성분을 분석하면 4,500년에 걸친 생태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용늪을 보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정상에서 금강산이 보인다 했는데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사초들이 물결처럼 일렁인다. 용늪을 유지시키는 또 하나의 힘은 사초莎草다. 길고 촘촘한 풀이다. 사초의 뿌리들이 수분을 흠뻑 머금었다가 천천히 내뿜으면서 습지가 유지되고, 죽은 사초들이 퇴적되면서 이탄층이 생긴다. 용늪에서 대암산으로 나가는 통로에 기생꽃, 쥐오줌풀, 눈개승마 등 야생화 잔치가 펼쳐져 발걸음이 늦는다. 습지는 야생화의 보물창고다. 큰 나무가 적어서 다양한 풀이 햇빛을 흠뻑 받을 수 있고, 물과 친한 종류, 땅과 친한 종류가 모두 자란다. 특히 이곳은 휴전선 인근으로 북쪽과 남쪽 식물이 함께 자라서 식물다양성이 더욱 높다. 대암산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마지막으로 용늪을 뒤돌아본다. 사람이 사라진 용늪은 평화롭고, 한편 고독해 보인다. 멀리 숲 가장자리에서 폴짝 뛰어가는 동물을 바라본다. 고라니다. 영어 이름이 '워터 디어water deer', 물을 좋아하는 사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산과 벌판에서 흔히 보는 동물이지만,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의 희귀종이다. 모바일 무료야마토게임 용늪의 여름과 가을. (위) 해발 1,280m의 고지에 이렇게 푸르른 초원이 있다니! 안개 자욱한 습지 풀밭이 바람에 일렁이는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 (아래) 사람출입이 금지된 가을의 용늪. 삼베옷을 입고 다음을 기다리는 사초들의 묘역 같다. 사진 심종기 해설사 대암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좁고 험하다. 길옆 철조망에 지뢰 표지판이 나타나, 철조망을 넘으면 정밀 지뢰가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든다. 정상 직전의 80m 바윗길은 더욱 험하다. 대암산 정상은 거대한 바위가 부서져 바위무더기가 된 모습이다. 급경사 바위에 박은 쇠 발판을 딛고, 쇠 난간과 쇠줄을 부여잡고 낑낑 기어올라, 마름모꼴 바위가 덩그러니 얹힌 정상에 도착한다. 바위전망대라는 뜻을 가진 대암산답게 여기서 바라보는 풍광은 웅장하고 역동적이다. 365도 뺑 둘러 울룩불룩한 산줄기들이 겹겹이 발끝에서 시야의 끝까지 가득하다.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를 안개구름이 휘익휘익 달려와서 어디론가 급하게 사라지는 영화관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펀치볼punch bowl(그릇처럼 움푹한 지형)과 금강산-설악산 산줄기 풍경이 멋지다 했는데, 오늘은 시야의 반이 곰탕이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면서 사람들의 표정은 즐겁다. 정상에서 내려서는 바윗길에 쇠 발판과 난간 몇 개만 보강하면 훨씬 안전할 것 같다. 이후 하산길의 첫 500m는 급경사 바위와 계단이 길게 이어지고, 습기가 많아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나뭇가지들이 층층마다 팔을 벌린 층층나무에 하얀 꽃들이 뭉게뭉게 피어나 꽃구름을 만들고, 그 아래에 앵초, 연영초 같은 야생화들이 문득문득 나타나 발걸음을 멈춘다. 대암산-용늪의 6월 야생화. 왼쪽부터 함박꽃나무, 감자난초, 눈개승마, 앵초, 고광나무, 쥐오줌풀과 모시나비. 함박꽃은 북한의 국화이고 목란木蘭이라 부른다. 급경사 길이 완만해지고, 작은 물길 몇 개를 건너니, 어느덧 오전에 건넜던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임도를 터벅터벅 내려서며 100대 명산을 다니고 있다는 동행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60대의 허만득 산객은 "죽기 전에 대한민국 명산들을 모두 눈에 담고 싶어서" 4년 전에 시작했고, 이번이 84번째인데, 산행보다는 여행 삼아 산을 다닌다고 한다. 50대의 최관덕 산객은 이번이 88번째라며, "삶의 무게와 인생의 무상함을 절절히 느끼던 때 산에 올라 위로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100명산을 타게 되었다"고 말한다. 산을 무엇 때문에 가는가? 각자의 답이 모두 정답이다.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명답은 555년 전에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던 김종직 함양군수의 소감이다. "내 가슴에 모든 티끌이 없어졌다.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리라!" 오늘 4,500년이나 된 용늪을 '눈 깜짝할 사이'에 돌아보았다. 운동장 같은 초원에서 바람에 일렁이던 사초들, 축축한 초록 풀밭에서 반짝거리던 야생화들, 그리고 숲속으로 폴짝 사라진 고라니의 모습도 생생하다. 대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에는 기운과 생명력이 넘쳤다. 한 편의 '자연다큐 영화'로 오래 기억될 용늪과 대암산이었다. 대암산 정상. 금강산과 설악산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연중 대부분 구름과 안개에 젖어 있다. 정상의 마름모꼴 바위를 깍두기 바위라고도 부른다. 대암산 용늪 탐방예약 용늪 탐방은 까다롭다. 기후환경에너지부(습지보호지역), 산림청(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국가유산청(천연보호구역)의 보호지역이고, 군부대가 있어서 4개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야마토릴게임추천 . 인제군과 양구군의 예약 사이트에 신청하면(인제 sum.inje.go.kr / 양구 yg-eco.kr) 허가 절차를 대신 해준다. 인제는 탐방 10일 전, 양구는 탐방 20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20명당 주민안내원 1명이 동행하고, 안내원 1인당 10만 원의 비용을 분담해서 내야 한다. 산행길잡이 3개 코스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흥리 코스는 용늪을 거쳐 대암산을 탐방하는 왕복 10.4km 구간으로, 서너 군데의 급한 오르막을 제외하고 크게 어려운 곳은 없다. 인제 가아리 코스는 개인차량으로 임도 14km를 오른 후 용늪까지 왕복 약 3km를 다녀오는 짧은 구간으로 가족단위 탐방객에게 적당하다. 양구 코스는 동면 팔랑리의 위병소까지 개인차량으로 도착하거나, 버스로 이동 후 4~5km를 걸어 위병소까지 도착 후 출발한다. 용늪까지 약 4km 코스다. 교통 인제 서흥리 코스는 용늪마을체험관(인제군 서화면 금강로 1149-7), 가아리 코스는 용늪 생태탐방안내소(인제읍 가아리 산1번지)에 도착 후 주민안내원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양구 팔랑리 코스의 집결지는 양구군 동면 팔랑리 215-6번지이다. 원통버스터미널에서 용늪마을체험관 인근까지 하루 20회 마을버스가 다닌다. 택시로는 15분, 1만8,000원 요금이 나온다. 원통 콜택시. 맛집(지역번호 033) 원통터미널의 택시기사에게 맛집을 물어보니 터미널 옆 '무봉리 토종순대국집(461-4545)'을 가리킨다. 기사들과 군인들이 많이 찾는다. 여행자들에게 입소문이 난 맛집으로 산채촌(산채정식백숙 463-3842), 송희식당(황태정식 462-7522), 온달면옥(냉면·육개장 461-9094)이 있다. 숙소(지역번호 033) 원통 시내에 킹스톤(461-1719), 다솜(462-7254), OST 등 모텔이 많다. 서흥1리 마을에 소재한 용늪자연생태학교에 펜션 형태의 숙소가 있다. 14평형 10만~12만 원, 19평형 14만~17만 원, 25평형 17만~22만 원. * 등산 지도 _ 특별부록 지도 참조 2. 광치자연휴양림 ~ 광치계곡 ~ 솔봉 ~ 양구수목원 9km꼭꼭 숨은 깊은 골, 솔솔 솟은 높은 산 대암산 솔봉에서 바라보는 산그리메. 왼쪽 가장 높은 산이 사명산四明山( 1,198m), 가운데 흐릿하게 멀리 보이는 산줄기는 경기도 가평의 명지산과 화악산. 우리나라 군단위 지자체 중 두 번째로 인구가 적은 양구는, 의외로 서울과 가깝다. 동서울터미널에서 2시간 거리다. 강원도다운 높은 고개와 몇 개의 터널을 통해 양구에 들어서니 '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라는 큰 글씨를 산에 붙여 놓았다. 양구는 전방이다. 양구터미널에 내리니, 함께 탔던 몇 명의 숙녀가 각각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던 군인들과 농도 깊은(?) 포옹을 한다. 터미널에서 인제 방향으로 31번국도를 타다가 왼편의 광치령로로 10분쯤 가면 광치자연휴양림 안내판이 나온다. 광치廣峙는 양구에서 인제로 넘어가는 '큰 고개'인 광치령에서 온 이름이다. 택시에서 내려, 택시가 사라지니,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적막강산에 물소리만 졸졸졸 들린다. 광치계곡 전경. 하류는 물놀이하기 좋은 휴양림이고, 상류는 생태계가 잘 보전된 원시계곡이다. 멀리 대암산에서 뻗어 나온 솔봉 줄기가 보인다. 사진 양구볼구양 물소리 옆으로 휴양림 내부도로를 20분쯤 걸으면 생태탐방로 들머리다. 초여름이지만, '높은 산 깊은 골'이라 아직 아카시아 꽃다발이 주렁주렁하다. 릴게임 오션파라다이스 상어 길가의 풀섶에서 초롱꽃 몇 송이가 하얀 초롱불을 밝히고 있다. 도로 끝에 작은 주차장이 있고, 탐방로 입구에 '대암산 생태탐방로'라고 쓴 아치형 조형물이 있다. 키 큰 낙우송이 우산처럼 펼쳐져 그늘을 만들었고, 이어서 곧 컴컴한 숲길로 접어든다. 물소리는 .. 더 커지고, 공기도 。. 더 상큼해져, 무공해 세계로 들어왔다는 느낌이 온몸에 퍼진다. 조용한 오솔길을 걸으며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다가 "억!" 갑자기 가슴이 철렁하다. 숲속에 설치한 노루 모형을 보고 진짜인 줄 알고 화들짝 놀랐다. 조금 더 가면 호랑이 모형도 있다. 정작 무서운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야생동물, 뱀이다. 뱀을 주의하라는 표지가 많아서 스틱을 꺼내 들고 돌을 탁탁 치면서 나아간다. 소리와 진동으로 뱀에게 주의를 준다. 옹녀폭포. 협곡을 따라 좁게 올라가던 광치계곡에 갑자기 커다란 공간이 터억! 나타난다. 집채만 한 바위에 수천 년 물이 흘러 수로가 패이고, 물의 소용돌이와 얼음이 웅덩이를 팽창시켰다. 폭포는 수면을 때릴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때린다. 쿵쿵~ 5월 말의 광치계곡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깊은 산에서 사는 신갈나무, 복자기나무, 피나무, 고로쇠나무, 들메나무들이 신록을 내밀어 숲은 녹색의 수채화 풍경이다. 숲바닥에는 양지꽃, 애기똥풀, 미나리아재비 등의 노란 꽃들이 산들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서늘한 기온이라 아직 봄꽃들이 머물러 있는 것이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콸콸콸" 음량을 높인 계곡물은 하얀 물보라를 토해내며 거칠게 흘러간다. 고여 있을 틈이 없다. 바위마다 연두색 이끼가 흠뻑 끼어 청량감과 청정감이 넘친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이다. 광치계곡에 자연탐사를 나온 사람들이 많다. 국립수목원에서 온 차영빈 박사에게 "이 아름다운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들이 할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우리 주변에 작은 생물들이 가득하게 살고 있다는 .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한다. 우연히 지인인 이용순 자연환경관리기술사가 리더인 탐사단을 만났다. 이 박사는 "광치계곡은 식물다양성이 높고, 특히 습한 환경에서 사는 양치식물이 많다"고 해설했다. 날로 뜨거워지는 기후변화시대에서 이런 축축한 환경은 생태계의 피난처이기도 하다. 탐사단의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더니 나하윤 학생(충남대 생물과학과)은 '습지전문가', 홍연수 학생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년들의 맑은 얼굴에서 미래의 맑은 환경이 그려졌다. 울창한 숲 사이로 가벼운 오르막이 계속된다. 이리저리 구부러진 계곡을 1교·2교로 이름표를 붙인 짧은 통나무다리로 몇 번 건너며 상류로 올라선다. 풍경에 큰 변화가 없어 심심하던 계곡길의 정。에 옹녀폭포가 있다. 이용순 박사가 리드하는 충남대 생물과학과의 자연탐사. 광치계곡의 유일한 1경 옹녀폭포 옹녀폭포는 생태탐방로 들머리에서 2.6km 거리에 있다. 커다란 바위 가운데로 "콸콸콸" 쏟아지는 계곡물이 포물선을 그리며 넓은 웅덩이에 떨어져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다. 그늘진 웅덩이 주변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 냉장실 같은 기분이 든다. 땀을 식히고 간식 먹기 딱 좋은 곳이다. 그런데 옹녀폭포라는 이름은 좀 생뚱맞다. 옹녀와 변강쇠 이야기는 조선 후기의 판소리에 나오는 대목이다. 판소리에서 표현하려 했던 것은 '끝까지 살아남으려던' 민초들의 서글픈 애환인데, 사람들은 그들의 음양 관계에만 관심이 있다. 옹녀폭포라는 이름은 이런 청량한 풍경에는 어울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기도 민망하다. 좋은 이름으로 개명하면 좋겠다. 모바일바다이야기 옹녀폭포를 탄생시킨 바위의 널찍한 암반은 물멍, 숲멍하기 좋다. 암반에서 몇 걸음 올라가서, 7교를 건너면, 이제 계곡길을 떠나 산길이다. 급경사의 지그재그 길을 15분쯤 오르면 산허리를 평편하게 도는 오솔길이 나오고, 곧 후곡약수터(3.2km)와 솔봉(2km)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그간 터지지 않던 휴대폰이 터진다. 깊은 계곡에서 높은 산마루로 올라선 것이다. 이제부터는 능선길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이마의 땀방울은 사라졌지만. 긴 오르막길이 계속되면서 등은 여전히 뜨겁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에서 온 에티엔Etienne은 옹녀폭포에서 1시간 반쯤 걸어 도착한 '솔봉 0.6km, 양구수목원 1.9km 이정표'에서 숨을 가다듬고 정상으로 향한다. 급한 비탈은 아닌데 은근하게 계속되는 오르막이라 숨이 턱에 찰 무렵 드디어 '솔봉'이라고 쓴 작은 정상석을 마주한다. 솔봉(1,129m) 정상석으로는 너무 작고, 헬기장으로 썼다는 정상은 모양이 밋밋하다. 조망을 위해 세웠던 정자는 사라지고, 남서쪽으로 나무들을 일부 쓰러뜨려 조망을 '좁게' 열었다. 정상의 서쪽 시멘트 벙커 가까이에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남아 있다. 여기서 산그리메의 남쪽 끝 사명산(1,198m)을 바라본다. 산에서 양구, 인제, 화천, 춘천 네 곳이 뚜렷하게 보인다 하여 사명四明산이다. 그 옆으로 강원도 산들이, 그 너머로 경기도 산들이 빼곡하다. 북쪽의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울타리로 막혀 있고, 거기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절대 출입을 금지하고, 각종 사고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내용이다. 이 구간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민간인 통제구역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양구수목원 쪽으로 하산한다.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왔을까?" 할 정도로 내리막길은 계속 급한 비탈이다. 처음 30분의 내리막은 암반과 바위가 많아 조심해야 하고, 그 밑의 흙길도 낙엽에 덮여 길 구분이 쉽지 않다. 특히 지그재그로 길이 꺾이는 지。이 많아서, 길이 아니다 싶으면 되돌아가서 방향을 틀어야 한다. 국립수목원의 차영빈(곤충), 엄슬기(미생물학) 부부가 아기(차윤슬)에게 애기똥풀을 보여 주고 있다. 솔봉에서 1시간쯤 내려와 임도를 만난다. 이곳부터 양구수목원 구역인데, 램블러 앱에는 임도를 따라 우회하는 길이 표시되어 있고, 현지 표지판에는 수목원을 관통해서 내려서는 길로 나와 있다. 수목원의 이모저모를 충분히 보려면 임도를 따라가는 게 좋다. 양구수목원의 곳곳에서 솔봉의 오똑한 모습이 조망된다. 양구 출신인 이해인 수녀는 '산을 보면 산이 되어 안기고, 물을 보면 물이 되어 흐르고 싶은 내 영혼의 고향…'이라고 양구를 묘사했다. 수녀님의 글처럼 '산에서는 솔바람에 안겨서, 계곡에서는 물과 함께 흘러서' 솔봉과 광치계곡을 다녀왔다. 양구에 들어설 때 붙어 있던 글처럼 '10년 젊어져서' 나가는 느낌이다. 광치계곡과 솔봉의 야생화들. 왼쪽부터 초롱꽃, 쥐오줌풀, 국수나무꽃, 찔레꽃, 투구꽃, 민맥미꽃. 산행길잡이 강원도 양구에서 솔봉에 오르는 들머리는 광치자연휴양림, 후곡약수터, 양구수목원 세 곳이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광치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광치계곡의 옹녀폭포를 일견하고 솔봉에 올라 양구수목원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등산로와 오솔길이 뚜렷하고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적다. 산길에는 약수터가 없어 충분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광치자연휴양림의 입장료는 3,000원, 양구수목원 입장료는 6,000원인데, 각각 양구상품권 3,000원으로 환급해 준다. 교통 서울 강남에서 광치자연휴양림까지는 약 150km, 자동차로 2시간이 소요된다. * 등산 지도 _ 특별부록 지도 참조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월까지 하루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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